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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의 카메라 리뷰] 올림푸스 PEN-F, 향수에 빠지다

사진부 박민규 2016.02.2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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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리털 나고 처음 만져본 카메라는 올림푸스 카메라였다. 중학 시절이던 1983년, 사진관에서 빌려준 하프 사이즈 카메라 올림푸스 PEN EE3를 들고 경주로 수학여행을 갔다.

올림푸스 PEN-F



올림푸스 PEN EE3



그 당시 대부분의 사진관에서는 카메라에 미리 필름을 넣어서 빌려줬다. 간혹 필름 장착하는 요령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턴키방식이다. 찍고 나서 그대로 가져다주면 알아서 사진까지 만들어 준다. 찍는 법도 대충 설명해준다. 그 당시에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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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사이즈 카메라는 35mm 사이즈의 필름 절반을 나눠 찍는다. ‘24 방짜리’ 필름을 끼우면 48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셈. 사진관의 렌탈 카메라로서는 최적이다. 화질보다는 수량이 중요한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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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와는 거리가 멀던 시절 경제적으로 접근했던 카메라 아닌가 싶다. 화질도 당연히 35mm 카메라에 비해 떨어졌다. 맑은 날씨의 좋은 조건에서는 그나마 괜찮았다. 그렇지만 실내나 어두운 곳에서는 상태가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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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올림푸스 카메라에 대한 나의 인식은 하프사이즈 카메라 EE3에 의해 결정지어졌다. 가볍고 저렴하고 그저 그런 카메라. 80년대 후반에 필름 SLR 카메라 올림푸스 OM-4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런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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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가 카메라 출시 80주년을 맞아 미러리스 카메라 ‘PEN-F’를 출시했다. 올림푸스는 1919년 현미경 개발을 시작한 이래 광학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1936년 올림푸스 최초의 카메라 ‘세미-올림푸스 I’를 출시했다. 올림푸스 카메라 대표 라인업인 PEN은 1959년 발표됐다. PEN 시리즈는 반세기 동안 올림푸스 대표 카메라로 사랑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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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F는 1963년 출시된 세계 최초 하프 프레임 SLR(일안반사식) 카메라 ‘PEN F’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했다. 레트로(복고)한 디자인에 최신 광학 이미징 기술이 적용됐다.



올림푸스 PEN-F는 캐주얼하고 가벼운 마실용 카메라는 아니다. 배터리와 메모리를 넣은 본체 무게만 427g으로 웬만한 중급자용 DSLR 카메라 무게와 비슷하다. 미러리스 최초로 5천만 화소 고화상도 촬영 기능을 제공하는 등 고성능의 플래그십 카메라다. 본체 안에 내장된 5축 손 떨림 보정시스템도 무게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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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PEN-F의 조작 다이얼은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됐다. 금속 소재의 질감을 살려 세련미를 더했다.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원형의 버튼과 다이얼은 무게와 경도를 달리했다. 가볍게 돌려야하는 서브다이얼은 쉽게 돌아가게 하고 노출 다이얼이나 크리에이티브 다이얼은 힘을 줘야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원치 않는 오조작을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올림푸스 PEN-F는 새로 개발한 2000만 화소의 4/3 인치 Live MOS 센서와 최신 트루픽 VII(TruePic VII) 화상처리 엔진을 통해 역대 미러리스 카메라 중 최고의 화질을 제공한다. 더욱 강화된 바디 내장형 5축 손떨림 보정시스템은 셔터 스피드 5단계의 손떨림 보정 효과를 발휘한다. 장착 렌즈에 관계없이 어두운 곳이나 저속 셔터스피드, 망원렌즈 촬영 시에 탁월한 손떨림 보정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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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F는 이미지 센서의 개선을 통해 5천만 화소 초고해상도 촬영(RAW 파일 촬영시 8천만 화소) 기능을 지원한다. 풀프레임 DSLR 카메라를 뛰어넘는 초고화질이다. 초고해상도 촬영은 이미지센서가 0.5 픽셀만큼 미세하게 움직이면서 8번 빠르게 촬영해 합성하는 원리다. 미술품이나 문화재, 건축 등은 물론 지속관을 이용한 제품 사진과 고해상도 정물 쵤영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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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 릴리즈 랙(셔터를 누른 순간부터 사진이 찍히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0.044초로 현존 미러리스 카메라 중 가장 빠르다. 또한 PEN 시리즈 최초로 내장형 뷰파인더를 탑재했다. 시야율 100%의 236만 화소 OLED 전자식 뷰파인더(EVF)는 촬영 장소의 환경에 따라 밝기가 자동 조절된다. 360도 회전되는 고화질의 스위블형 터치 액정 모니터는 다양한 앵글로 촬영이 가능하게 하며 뒤집어 놓으면 액정을 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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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F는 올림푸스 카메라 최초로 사진에 모노톤의 컬러를 적용해 필름 사진의 느낌을 재현할 수 있다. ‘모노크롬 프로필 컨트롤’과 12개 컬러의 채도를 11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 ‘컬러 프로필 컨트롤’ 기능을 탑재했다. 카메라 전면부에 크리에이티브 다이얼을 배치 모노크롬 프로필 컨트롤과 컬러 프로필 컨트롤, 아트필터와 컬러 크리에이터 기능도 조작할 수 있다. 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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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PEN-F 디자이너 노하라 다케시는 “PEN-F는 지금까지의 PEN 시리즈 카메라 중 가장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모델이라고 자부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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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사이즈 카메라에 대한 추억이 빛바랜 사진 속에 아직 남아 있다. 하지만 ‘가볍고 저렴한’ 올림푸스에 대한 기억은 얼른 내다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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