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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의 카메라 리뷰] 후지필름 X-T10, 필름 색상을 재현하다

사진부 박민규 2015.07.23 10:55

 






후지필름 하면 아직도 초록색 상자에 담긴 필름이 연상된다. 코닥과 함께 필름시장을 양분하며 한 때를 풍미했다.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과 함께 필름 산업이 급격한 사양길을 걸었지만 후지필름은 살아남았다.



코닥필름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다. 그러나 세계 1위의 필름 판매 업체라는 현실에 안주하다 결국은 뒷전으로 밀렸다. 1934년 사진 전문 기업으로 창업한 후지필름도 디지털 카메라의 파괴력에 타격을 입었지만 과감한 사업다각화로 살아남는데 성공했다.

후지필름 X-T10 f/3.2 1/300초 ISO200



의료와 화장품 등 헬스케어 산업으로 눈을 돌려 생존은 물론 발전 모델을 창출했다. 과감한 변신으로 필름시대의 종말과 함께 사라질 뻔했던 회사의 간판을 빛나게 만들었다.

사실 디지털 카메라가 필름을 밀어내리라고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초기 디지털 카메라의 화질이 매우 조악하고 가격은 매우 높아 일반인들이 접근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카메라의 해상도가 필름의 화질에 근접해졌다. 또한 필름은 계속 구매해야하지만 디지털 카메라는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도 필름의 설자리를 잃게 만들었다.

후지필름 X-T10 f/2.8 1/27초 ISO800



후지필름 X-T10. 하이엔드 미러리스 카메라다. 클래식한 바디다. 상단에 배치된 세 개의 다이얼이 더욱 레트로(복고)한 맛을 준다. 견고한 마그네슘 재질로 무게는 381g(배터리 및 메모리카드포함)이다. 그립감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다이얼 조작만으로 프로그램(P), 셔터 우선(S), 조리개 우선(A) 또는 수동 모드(M)로 빠르고 간편하게 변환할 수 있다.





렌즈(후지논 18-55mm XF렌즈)에는 따로 조리개 링이 있다. 전통적인 필름 카메라처럼 조리개를 쉽고 안정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또한 렌즈에서 조리개 모드를 자동모드(A)으로 놓으면 바디에서 컨트롤할 수 있다.

후지필름 X-T10 f/5 1/340초 ISO200



후지필름 X-T10은 236만 화소 고정밀 전자식 뷰파인더를 탑재했다. 필름 시뮬레이션이나 노출 설정 등의 효과를 미리 보여준다. 디스플레이 타임랙이 0.005초에 불과해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셔터 타임 랙도 0.05초.

후지필름 X-T10 f/10 1/110초 ISO200



스포츠 전문 사진기자가 미러리스 카메라를 평가할 때 가장 단점으로 지적했던 것이 디스플레이 타임랙이다. 눈앞에서 먹잇감(?)을 놓칠 수 있기 때문. 아직까지 그들의 니즈에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하는 데는 크게 부족함은 없다.

후지필름 X-T10 f/4.5 1/5초 ISO200



전자식 뷰파인더 아래 92만 화소의 틸트 LCD 액정 모니터를 배치했다. 위아래로 움직여 하이 앵글이나 로우 앵글로 촬영할 수 있다. 셀피에 특화된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LCD가 180도로 뒤집어지지는 않는다.

후지필름 X-T10 f/5 1/10초 ISO800



X-T10에는 위상차 AF와 어두운 환경에 강한 콘트라스트 AF가 결합된 스마트 하이브리드 AF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이미지 센서의 위상차 검출 요소로 AF속도가 최대 0.06초까지 빨라졌다고 한다. 새로운 알고리즘으로 광원과 콘트라스트가 낮은 조건에서도 성능을 발휘한다.

후지필름 X-T10 f/4 1/12초 ISO800



후지필름 X-T10은 사진 필름과 같은 색상을 재현하는 필름 시뮬레이션 모드가 있다. 여기에 80년 사진 필름 제조업체의 색상에 대한 철학이 묻어져 있다. 사진 필름의 색상과 색조가 담긴 고화질의 사진을 편하게 촬영할 수 있다. 프로비아, 벨비아 등 후지필름이 제조했던 사진 필름의 이름과 같은 모드로 독특한 색감을 살렸다.

후지필름 X-T10 f/5.6 1/7초 ISO800 벨비아



후지필름 X-T10 f/5.6 1/6초 ISO800 세피아



후지필름 X-T10 f/5.6 1/8초 ISO800 모노크롬



X-T10에는 APS-C 사이즈 1600만 화소 X-Trans CMOS II 센서가 내장되어 있다. 후지필름만의 독자적인 컬러 필터 배열로 고해상도, 저노이즈의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셔터는 최대 1/4000초의 기계식 셔터와 1/32000초를 지원하는 전자식 셔터를 채용했다. 전자셔터를 사용하면 강한 태양 아래에서도 조리개를 최대로 개방할 수 있다. 초점이 맞지 않아 뿌옇게 보이는 효과인 보케(bokeh)를 매우 밝은 상황에서도 가능하게 한다.

후지필름 X-T10 f/3.2 1/10초 ISO200



후지필름 X-T10는 숨길 수 없는 필름 DNA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색감에 대한 철학이 디지털 카메라에도 고스란히 감정이입 되어 있다. 날 것 그대로의 사진만으로 뛰어난 해상력과 풍부한 계조는 굳이 포토샵 작업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 오히려 어쭙잖은 ‘뽀샵질’은 색감을 해칠 위험마저 있다.

후지필름 X-T10 f/2.8 1/8초 ISO500



후지필름 X-T10 f/4 1/8초 ISO500



퇴근길 멋진 노을에 반해 달리는 차에서 내렸다. 내손에는 X-T10이 들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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