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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기자의 좌충우돌] '도시의 남자, 버그만 650을 타다'

사진부 박민규 2014.11.02 11:23



도시의 남자, 리무진을 탔다. 스즈키 버그만 650 이그제큐티브. 도시를 뜻하는 버그(BURG)와 남자의 맨(MAN)이 합쳐져 버그만(BURGMAN)이란 이름이 만들어졌다. 스쿠터계의 리무진이라 불린다.

버그만은 도시를 뜻하는 버그(BURG)와 남자의 맨(MAN)을 합쳐 만들어진 이름.



육중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날카로운 헤드, 풍성한 뒤태다. 도시와 잘 어울리는 세련된 디자인이다. ‘스쿠터는 버그만이 갑’이라는 주변의 얘기를 건성으로 들었지만 틀리지 않았다. 역시 명불허전이다.

멀티 리플렉터 헤드라이트. 날카로운 동물의 눈매다.



부드럽고 풍성한 버그만 650의 뒤태.



버그만 650 이그제큐티브는 배기량 638㏄의 수랭식 DOHC 병렬 2기통 엔진을 가졌다. 버그만 시리즈 최상급 모델이다. 오토매틱 모드와 매뉴얼 모드 전환이 가능한 전자 제어식 CVT시스템을 채용했다.

버그만 650 이그제큐티브의 계기반.



매뉴얼 모드는 라이더의 의지에 따른 조작이 가능하다. 강력하고 스포티한 주행을 할 수 있다. 급정거 시 저단기어로 내려 제동효과를 높이는 엔진 브레이크를 쓸 수도 있다.

또 하나 재밌는 기능은 ‘파워모드’. 오토매틱 모드에서 버튼을 누르면 엔진회전수를 지속적으로 높여 급가속을 할 수 있게 한다. 추월 시나 오르막 회전 길에서 가끔 사용하면 좋을 듯하다.

다양한 버튼들이 달려 있는 왼쪽 핸들. 기능별로 색깔을 달리 했다. 맨 아래는 그립 히터 버튼.



시동버튼과 윈드 스크린 높이 조절 버튼이 달려 있는 오른쪽 핸들.



시트고는 755㎜. 수치만 보면 낮은 편. 그렇지만 대부분의 스쿠터가 그렇듯 넓은 시트가 숫자를 무의미하게 만들곤 한다. 발을 올리고 내리는 부위에 빈 공간을 만들어 발받침을 분리한 것은 신의 한 수. 다리를 벌리지 않아 착지성이 좋고 출발하면서 올리기도 용이하다. 인조가죽시트는 ‘스쿠터계의 리무진’답게 안락하다.

발받침을 분리해 빈공간을 만들어 안정적인 발착지성을 확보했다.



늦은 밤 일산 시내다. 중앙로의 맨 오른쪽 차선을 시원하게 달리고 있다. 운 좋게도 몇 개의 신호등을 프리패스 했다. 탄력이 붙은 김에 스로틀을 감아본다. 거침이 없다.

그 순간 옆 차선의 검은 세단이 움찔한다. 차선을 급하게 변경할 것 같은 느낌이다. 오랫동안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얻은 동물적 감각이다. 아니나 다를까 깜빡이(방향지시등)도 켜지 않고 갑자기 내 옆구리를 향해 달려든다. 오른쪽은 보도. 피할 곳은 없다.

탄력 붙은 버그만650은 도심을 거침 없이 질주한다.



있는 힘껏 양쪽 핸들의 브레이크를 잡아당겼다. “드드드득” 짧고 강하게 브레이크가 나눠서 잡히는 느낌이다. ABS가 작동된 것이다. 휘청거리거나 미끄러지지 않고 급격히 속도가 준다.

뒤늦게 눈치 챈 차량 운전자가 깜짝 놀라 제 차선으로 되돌아간다. 꽉 잡은 레버에서 손을 그제야 서서히 놓는다. 더블 플로팅 디스크가 채용된 프론트 브레이크와 싱글 디스크를 갖춰진 리어 브레이크가 제 성능을 발휘했다.

더블 플로팅 디스크가 장착된 프론트 브레이크.



싱글 디스크가 채용된 리어 브레이크.



‘일촉즉발’, 위험한 순간이었다. 여기서 입증된 건 버그만 650의 브레이크 성능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전 경험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운전경력이 모터사이클 라이딩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베테랑 운전자들은 앞 차량의 조그만 움직임만 봐도 어느 정도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끼어들 눈치를 보고 있는지 갑자기 멈추려는지는 유심히 보게 되면 단서가 있게 마련. 노련한 드라이버는 미리 간파하고 위험에 대비한다. 속도를 올려 위험인자 주변에서 사라지거나 아예 브레이크를 밟아 양보한다.

세련된 디자인의 버그만 650은 도심 어디에 세워두어도 어울린다.



자동차 운전 경험이 없는 라이더들은 평소에 자동차들의 운전 패턴을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서로 적대시 하지 말고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안전한 라이딩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아침·저녁, 두꺼운 외투로도 차가운 바람을 막기 힘든 늦가을이다. 아스팔트 도로에 떨어진 은행잎과 단풍잎들이 달리는 차량 꽁무니를 쫓아 우르르 몰려다닌다. 아랫목이 그리운 계절이다.

도로 주변에 떨어진 낙엽들이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긴다.



라이더들은 추위와도 싸워야 한다. 꽁꽁 싸매고 다녀도 손끝은 아리고 허벅지는 시리다. 한 시간 정도 타고나면 온 몸은 얼음장이다. 가만히 있어도 추운데 바람을 뚫고 다녀야하는 라이더들의 체감 온도는 훨씬 낮다.

얼굴을 때리는 날카로운 주행풍은 폭 95㎜의 윈드 스크린이 막아준다.



버그만650은 열선 그립이 탑재되어 있다. 다섯 단계로 온도를 제어할 수 있다. 찬바람 불면 요긴한 기능이다. 손이 곱아 자칫 무뎌질 수 있는 핸들링에 많은 도움을 준다.

열선시트도 장점 중 하나. 운전석뿐만 아니라 동승자 시트에도 열을 전달할 수 있다. 엉덩이가 따뜻하니 아무리 추워도 부담스럽지 않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엉덩이 전기장판 하나로 한겨울을 나는 이치다.

열선시트 버튼. 혼자 탈 땐 운전석만, 둘이 타면 동승자 시트까지 따뜻하게 할 수 있다.



넓고 편안한 인조 가죽시트. 열선이 내장되어 있어 있다.



헬멧 2개를 동시에 넣을 수 있는 56ℓ 용량의 시트 하단 수납 공간.



자동으로 높이 조절이 되는 95㎜ 폭의 윈드 스크린안에 얼굴을 묻으면 바람은 그저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는 정도다. 평소 헬멧 쉴드 닫는 것이 답답하다고 느꼈다면 과감히 뚜껑을 열어도 좋다. 얼굴을 때리고 눈물을 흘리게 했던 바람이 얼씬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자동으로 높이가 조절되는 폭 95㎜의 윈드 스크린.



방향지시등이 내장된 전동식 백미러는 단추 하나로 접고 펼 수 있다. 좁은 골목길이나 정차 시 편리하다. 공식연비는 32㎞/ℓ로 빅 스쿠터치고는 매우 좋은 편이다. 연비주행을 하면 계기반에 초록색 에코(ECO) 램프가 들어온다. 고급차에 있는 기능이다.

방향지시등이 내장된 전동식 백미러.



전동식 백미러가 접혀진 모습.



차량중량은 277㎏. 묵직하지만 차체를 기울이기는 어렵지 않다. 심한 와인딩 길에서도 손쉽게 바이크를 눕힐 수 있다. 몸을 기울이고 감겨진 스로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어렵지 않게 직선도로를 만나게 된다.

버그만 650은 무거운 차체에도 손쉽게 바이크를 눕힐 수 있다.



요추 받침대 역할을 하는 백 레스트에 허리를 대고 정속주행을 하다보면 맥시 스쿠터는 이 맛에 탄다는 느낌이 물씬 든다. 넉넉한 배기량에서 나오는 힘은 오히려 여유를 갖게 한다.

도로가 깔린 곳이라면 어디든 편안하게 갈 수 있는 버그만 650 이그제큐티브. ‘스쿠터의 갑’이라고 불리는 의미를 이제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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