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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타다

[박 기자의 좌충우돌] 토종의 반격 ‘엑시브 250N을 타다’

사진부 박민규 2014.10.20 12:29





토종 모터사이클을 탔다. 애국심에 호소하던 시대는 지났다. 아무리 국산이라도 성능이 뒤처지면 설 자리를 잃는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이 모터사이클 세계에서는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 위기지만 기회다.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이 커져가고 있다. 외국산 모터사이클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기술력만 담보된다면 국산 브랜드들도 동참할 수 있다.

엉성하게 만들어 싸게 ‘박리다매’로 팔면 결국 브랜드 가치를 손상시킬 것이다. 제대로 만들어서 정당한 가격에 파는 것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

국산 브랜드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영업용’ 이미지다. 배달용 모터사이클 등 저렴한 것이 장점이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이런 느낌이 발목을 잡는다.

토종 모터사이클 KR모터스 엑시브 250N.



물건을 만났다. KR모터스 엑시브 250N. 네이키드 장르의 수랭식 249㏄ 단기통 엔진을 가지고 태어났다. 날카로운 겉모습이다. 두 바퀴의 곡선을 제외하면 나머진 모두 직선으로 이루어졌다.

각진 연료통은 파충류의 머리처럼 바람을 가르며 상대를 제압하려는 듯 공격적이다. 게다가 경량화를 위해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졌다. 탱크하단의 부피를 줄여 니그립(무릎으로 연료통을 죄는 것)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경량화를 위해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연료 탱크. 하단의 부피를 줄여 니그립을 하기 쉽게 만들었다.




외관만 봐도 그동안 국산 바이크에서 느꼈던 두루뭉술한 저렴함이 눈 녹듯 사라진다. 단기통 엔진을 역삼각형 화이트 프레임에 배치한 것은 신의 한수. 자칫 엉성해 볼일 것 같은 공간을 꽉 찬 느낌으로 바꿔놓았다. 미세한 차이가 수준을 가름 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화이트 프레임안에 놓인 250cc 단기통 엔진.



가격은 460만원. 시트고는 790㎜로 자리에 앉아 다리를 내딛는 순간 안심이 된다. 발착지성이 적당히 편하다.

중량은 155㎏ (건조중량 138㎏)으로 가볍다. 바이크에서 내려 이리저리 끌고 다녀도 힘이 들지 않는다. 좁은 공간의 주차장에서 모터사이클을 뒤로 빼거나 아주 짧은 공간을 이동시킬 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가벼운 차체는 시동을 걸지 않고 이리저리 끌고 다녀도 부담이 없다.



핸들 바의 위치는 약간 낮고 넓다. 풋 레스트(발받침)가 기존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에 비해 뒤쪽으로 몰려 있는 타입이다. 무릎이 많이 굽혀진다. 거의 접혀진다고 보면 된다. 무게중심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이동해 허리를 굽혀도 부담스럽지는 않다.


발 받침이 뒤로 몰려 있는 타입이라 무릎이 많이 굽혀진다.



시동을 켠다. 날카로운 쇳소리와 함께 단기통 특유의 낮고 소프트한 배기음을 들려준다. ‘두구 두구’ 저음의 고동감이 귓전을 때린다. 스로틀을 슬쩍 감아 가볍게 도로로 진입한다. 경량의 차체가 손쉬운 순간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가벼운 차체는 도로진입을 쉽게 한다.



신호등 앞이다. 단거리 출발선처럼 총성이 울리면 잽싸게 튀어나가고 싶은 충동이 드는 곳. 1단 기어를 넣고 클러치 잡은 손의 힘을 살짝 빼자 스로틀을 당기지도 않았는데도 슬금슬금 앞을 향한다.

250㏄ 영역에서 이런 경험은 처음. 저 회전 영역에서 적당한 토크를 내고 있다는 의미. 엔진은 9,500rpm에서 27.99ps의 최고출력을 7,000rpm에서 2.46 kg-m 의 최대 토크를 낸다고 한다.

총이 울렸다. 신호가 파란불로 바뀐 것. 주위를 살피고 스로틀을 지긋이 비틀었다. 가볍게 치고 나간다. 시속 40㎞까지는 1단 기어를 그대로 가져가도 부담이 없다.

부드럽게 주행하고 싶다면 3,000~4,000rpm 부근에서 기어변속을 하면 좋을 듯하다. 시속 70㎞. 느낌대로 기어를 시나브로 올린다. 속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잡고 기어를 내리다 계기판에 적힌 숫자 ‘5’를 보고 깜짝 놀란다. 시내주행에서 5단 기어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무리가 없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풀디지털 방식의 계기반. 각종 차량정보와 주행거리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스포티한 주행을 원한다면 엔진회전수를 7,000rpm 이상으로 끌어 올려 파워를 올릴 수 있다. 커지는 진동과 소음을 참아낼 용의만 있다면 거칠게 아스팔트를 걷어차는 힘을 느낄 수 있을 것.

4단까지는 가속위주의 세팅이다 마음껏 스로틀을 감으면서 강력한 토크를 즐길 수 있다. 어지간한 주행은 4단까지만 있어도 될 듯. 5단과 6단은 연비주행 및 개인의 취향에 따른 선택. 고속에서 강한 토크가 오히려 부담스럽다면 클러치를 잡고 살짝 발끝만 치켜세우면 된다. 난 5단 기어로 부드럽게 운행하는게 좋다.

고속구간에서 기어를 최고치(6단)까지 올리고 스로틀을 거칠게 비틀면 자연스럽게 허리는 숙여지고 가슴으로 연료통을 비비는 자신을 느낄 수 있다.

스포티한 주행을 위해서는 7,000rpm이상까지 회전수를 끌어올리면 강력한 파워를 낼 수 있다.



가벼운 차체와 함께 낮고 넓은 핸들 바는 안정적인 핸들링과 정확한 컨트롤을 가능하게 한다. 급회전 시 속도만 적절히 줄이고 회전방향으로 바이크를 슬쩍 기울이면 날카롭고 간결하게 차선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텔레스코픽(망원경 모양) 도립식 포크가 장착된 프론트 서스펜션과 가스충전식 모노 쇽업저버가 달린 리어 서스펜션이 적절히 충격을 흡수하고 충분한 접지력을 유지한다. 다소 단단한 세팅이지만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텔레스코픽 도립식 포크가 장착된 프론트 서스펜션.



가스충전식 모노 쇽업저버가 달린 리어 서스펜션.



ABS가 장착되지 않았지만 제동력도 만족스런 수준. 싱글 디스크를 채용한 앞 뒤 브레이크는 가벼운 차체를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다. 갑자기 브레이크 레버를 움켜쥐어도 큰 흔들림이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돌발 상황을 만들지 않는 노력이 중요하다.

300㎜ 페탈 싱글디스크가 채용된 프론트 브레이크.



230㎜ 페탈 싱글디스크가 설치된 리어 브레이크.



경량의 차체와 순발력은 출퇴근 시에도 빛을 발한다. 스쿠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빈 공간을 찾아가는 능력도 수준급. 고속 중속 저속이 혼재한 중장거리 출퇴근에 제격이다. 물론 주말 스트레스 해소용으로도 충분하다.

엑시브 250N은 출근길에도 능력을 발휘한다.



단기통 엔진의 낮은 연비가 경제성을 담보했다. 파격적인 디자인이나 성능은 유럽이나 일본 모터사이클 못지않다. 가격도 저렴하니 안 살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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