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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기자의 좌충우돌]초보, ‘ BMW C650GT를 타다’

사진부 박민규 2014.08.25 16:41


스쿠터를 탔다. BMW C650GT. 배기량 647㏄의 맥시스쿠터다. ‘GT(그란 투리스모)’는 이탈리아어로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차량을 뜻한다. 영어로는 Grand Tourer(그랜드 투어러)라고도 한다. 뜻은 같다. 장거리를 보다 편하게 이동하는 것이 목적.


BMW C650GT는 배기량 647㏄ 맥시스쿠터. ‘GT(그란 투리스모)’는 이탈리아어로 먼 거리를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차량을 말한다.

수랭식 병렬2기통 CVT 엔진이다. CVT엔진은 무단변속기라 하며 엔진출력에 맞춰 변속이 부드럽게 이루어져 동력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쉽게 말해 자동이란 얘기. 60마력의 엔진 출력은 단숨에 주변을 달리는 경쟁자들을 따돌릴 수 있다.

BMW C650GT는 무게 261㎏, 시트고는 795㎜.



무게 261㎏. 시트고는 795㎜. 시트고 ‘795㎜’는 높지 않은 편. 그렇지만 가로 폭이 넓어서 한 쪽 다리도 까치발이다. 대신 시트에 앉으면 1인용 쇼파에 앉은 것처럼 편안하다. 시트 아래에는 60ℓ 용량의 공간이 숨겨져 있다. 풀페이스 헬멧 두개는 너끈히 들어간다.

시트를 열면 60ℓ의 적재공간이 있다. 풀페이스 헬멧 두개를 너끈히 수납할 수 있다.



직전에 시승했던 모터사이클은 양다리가 자연스럽게 내려졌다. 그에 비하면 심리적 압박은 좀 있다. 역시 다리는 길고 봐야한다. 이럴 때는 “나와라 만능 가제트 발~”이라고 외치고 싶다.

시승 첫날 사고를 쳤다. 받은 지 한 시간도 안됐다. ‘제꿍(제자리에서 넘어뜨리는 것)의 추억’이 되살아났다.

‘제꿍(제자리에서 넘어뜨리는 것)’의 아픈 결과. 왼쪽 카울에 난 스크래치.



오르막길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려다 벌어진 일. 주춤주춤 서행하던 중 아차 하는 순간 경사진 왼쪽으로 바이크가 속절없이 넘어졌다. 한동안 안 넘어뜨린다 했더니 일진이 안 좋다.

그동안은 보는 눈이 적었다. 기껏해야 한두 명. 이번에는 대형사고(?)다. 버스에 탄 사람, 횡단보도에 서 있는 행인들, 자가용 타고 가며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로 향한다. 대로변이다.

헬멧으로 가려져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다. “얼마나 탔다고 벌써 모터사이클계에서 떠나야하나?” 낙담했다.

‘제꿍’하는 바람에 흉터 난 BMW C650GT 카울.



BMW 라이딩스쿨에서 배운 대로 허리를 펴고 왼쪽 핸들을 양손으로 잡고 빛의 속도로 들어올린다. 얼른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

“아뿔싸”. 손잡이를 잘못 잡아 클랙슨이 울린다. “빠앙~”. 이젠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본다. 젖먹던 힘까지 쓰며 겨우 들어올렸다. 조심스럽게 올라타고 얼른 벗어날 준비를 하지만 야속하게도 신호는 더디게 바뀐다.

다양한 스위치가 위치한 왼쪽 핸들. 방향지시등, 비상등, 윈드스크린 조절 스위치 등이 위치해 있다. 맨아래 빨간 버튼이 클랙슨.



익숙하지 못함이 재앙을 불렀다. 도로 컨디션도 좋지 않다. 비온 후라 도로는 심한 경사에 젖어 있다. 불안감에 팔과 다리는 경직됐다. 넘어지는 쪽으로 모터사이클을 눕히고 스로틀을 좀더 당겼다면 넘어뜨리지 않았을 것.

BMW C650GT의 계기반.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조화롭게 배분되어 있다.



‘멘붕’이다. 나를 믿고 빌려준 BMW 모터라드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뿐. 전열을 정비하기 전 첫 골을 먹은 것처럼 허탈하다. 지나친 긴장이 화를 불렀다. 이렇게 첫 날은 좌절로 시작했다.

가슴 한편에 트라우마가 남았지만 잊기로 했다. 다시 핸들을 잡는다. 도심을 벗어나니 숨통이 트인다. ‘그란 투리스모’의 특성이 담긴 C600GT는 역시 장거리에 진가를 발휘한다. 스로틀을 강하게 잡아채도 급히 튀어나가지는 않는다.

BMW C650GT는 장거리 투어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매뉴얼 바이크 저단에서 한계치까지 스로틀을 감으면서 느끼는 강렬함은 없다. 하지만 속도에 따라 무리 없이 착착 넘어가는 ‘순조로움’은 느낄 수 있다.

파워풀한 긴장 대신 심리적 안정을 느끼고 싶다면 C650GT를 권하고 싶다. 탄력이 붙으면 같이 달리던 차량들이 슬그머니 뒤로 멀어진다.

맥시 스쿠터 BMW C650GT는 부드럽게 출발하지만 탄력이 붙으면 무섭게 치고 나간다.



시트는 허리를 기댈 수 있는 받침이 있어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커다란 윈드 스크린은 오랫동안 바람을 맞고 달려도 피로가 덜하다. 전자식으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찬바람이 불면 열선 시트와 핸들을 가동해 손과 엉덩이를 따뜻하게 지질 수도 있다. 사이드 스탠드를 내리면 파킹 브레이크와 연결되는 것도 강점.

열선 시트와 핸들 스위치가 위치한 오른쪽핸들. 4단계로 조절이 가능.



BMW C650GT 뒷좌석 열선 조작버튼. 탠덤자(동승자)에게도 따뜻함을 제공한다.



BMW C650GT의 사이드 스탠드. 파킹 브레이크와 연결되어 있다.



탁 트인 곳을 지나니 나도 모르게 스로틀에 힘이 가해진다. 속도와 탄력이 붙으면 맞바람 옆바람 관계없이 타고 있는 사람은 바람을 등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대형 윈드스크린에 고개를 묻으면 고속에서도 미풍이다. 한참을 달리다 힐끗 속도계를 내려다보면 예상보다 ‘우향우’ 한 바늘을 보고 깜짝 놀란다. 주행풍의 적당한 차단이 부드러운 고속주행을 가능하게 한 것. 여행 다니기 참 좋겠다.

BMW C650GT의 대형 윈드스크린. 고속으로 계속달려도 주행풍에 의한 피로도를 상당히 줄여준다.

뒷좌석에 중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을 태우고 ‘동네 한바퀴’ 했다. 내 실력이 미심쩍었는지 거들떠 보지도 않던 녀석이 요샌 곧잘 탄다. 평가도 한다. 먼저 것은 어쩌고 저쩌고 미주알 고주알. 뒷 자리가 너무 편안하단다. 짧은 주행이 아쉬웠는지 안내리려고 한다. 다음번엔 오랫동안 태워주마 약속하자 마지 못해 내린다.

‘깔면 인수’라는 업계의 통설이 있다. 그 말은 논외로 하더라도 자금만 된다면 ‘일단 인수’하고 싶은 바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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