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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를 타다

[박 기자의 좌충우돌]초보, '출퇴근을 하다'

사진부 박민규 2014.07.31 10:30

출퇴근을 했다. 경기도 파주 운정 집에서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까지 왕복.

98대38. 모터사이클을 타고 수색을 거쳐 회사까지 가면 신호등 98개. 차량을 타고 자동차전용도로인 제2자유로 거쳐 회사 도착하면 신호등 38개를 만난다.

모터사이클을 타고 출근을 한다. 기종은 혼다 인테그라.


모터사이클을 타면 60개의 신호등을 더 지나야 한다. 교차로나 신호등은 늘 라이더에게 긴장을 주는 곳. 오랫동안 정속주행을 유지하며 달릴 수 없다.

서울시내는 늘 막힌다. 버스 꽁무니에 있으면 매연을 고스란히 마시게 된다.


조금 가다 보면 어느새 빨간 신호등 앞에서 브레이크 레버를 당기게 된다. 자주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피곤하다.

매뉴얼 바이크의 경우 좀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잦은 기어변속으로 신경 쓸 것도 많다. 사실 우리나라 교통 환경에서 수동 바이크를 타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한마디로 모터사이클에 대한 배려가 없다. 그러려면 돈도 받아가지 말던가.

혼다 인테그라를 타고 출근을 한다. 우회전하면 바로 경향신문.


혼다 인테그라. 모델명은 NC750D. 스쿠터 같지만 스쿠터가 아니다. 모터사이클의 기동성과 스쿠터의 쾌적성을 융합한 크로스오버다. 자동은 기본이고 수동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혼다 인테그라는 도시에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안락함’과 ‘즐거움’을 동시에 준다.


배기량 745㏄ 수랭식 병렬2기통이다. ABS도 탑재돼 급제동시 안정적으로 멈춘다.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를 타지 못하는 환경에서 최적화된 바이크다. 힘차게 달릴 줄도 알고 장시간 서행하는 것도 부담이 없다. 연비는 60㎞ 정속 주행시 리터당 39㎞. 시트고는 790㎜이고 중량은 237㎏으로 묵직하다.

일반적 모터사이클과 동일한 프레임 및 섀시는 일반 스쿠터와 구별지을 수 있다.


발 포지션이 앞쪽에 있어 처음에는 어색했다. 시승초기에 늘 겪는 일. 브레이크 레버는 손 크기에 맞게 6단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브레이크 레버는 라이더의 손 크기에 맞게 6단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은 자동 클러치 및 기어 변속 작동을 이용해 자동의 편리함과 수동이 주는 주행의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한다.

2세대 DCT(Dual Clutch Transmission)엔진. 745㏄ 배기량의 엔진은 강력한 출력과 토크를 제공한다.


인테그라는 3가지 작동모드가 있다. 수동(MT) 모드와 자동(AT) 모드에서 ‘D’와 ‘S’ 모드. 수동 모드는 말 그대로 라이더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되는 모드다. 기어변속을 위한 풋 레버는 없지만 핸들에 붙은 컨트롤러로 기어를 변속한다. ‘+’를 누르면 기어가 올라가고 내리려면 ‘-’를 누르면 된다.

수동(MT)모드에서 핸들바 컨트롤로 기어를 변속할 수 있다. 핸들 아래 달린 ‘-’ 버튼을 누르면 기어를 내릴 수 있다.


‘D’ 모드는 일반적인 자동모드로 높은 연비를 유지할 수 있다. ‘S’ 모드는 rpm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 스포티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혼다코리아 김민우씨는 “S 모드에서는 스타트라인에서 레플리카와 속도를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다”고 귀띔 한다.

인테그라는 자동모드에서 ‘D’와 ‘S’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정속주행을 원하면 ‘D’ 스포츠 모드를 원하면 ‘S’.


스쿠터의 평이함을 역동성으로 보완한 것. 출발에 대한 부담도 없다. 신호가 떨어지면 그저 스로틀을 당기면 된다. 소리 또한 예술. 매뉴얼 바이크에서나 들어봄직한 고동감이 심장을 두드린다. 멈춰 있을 때는 쌔근쌔근하다가 브레이크에서 손을 떼고 스로틀을 당기는 순간 “우두두두” 큰북을 치는 느낌이다.

감성적인 고동감을 느끼게 해주는 배기 머플러와 17인치 휠.


세계 자동차 생산국가 중 모터사이클의 고속도로 진입을 금지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사고확률이 높고 차량소통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 1972년 내무부장관 고시를 통해 고속도로 통행이 금지됐다. 1992년에는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의거해 자동차전용도로도 통행금지.

인테그라의 계기반. 풀(FULL) 액정 타잎으로 주행중 관련정보를 라이더에게 정확히 제공한다.


독일인 칼 벤츠가 세계최초의 자동차‘페이턴트 모터바겐’을 1886년 발명했다. 자동차의 나라 독일은 국토의 대부분이 고속도로 ‘아우토반’으로 연결되어 있다. 모터사이클도 진입이 가능하다.

1886년 독일인 칼 벤츠에 의해 발명된 최초의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바겐’.


자동차가 태동했고 활발한 생산국이자 합리적인 국민성을 지녔다는 독일. 소통에 지장을 준다고 여겨지는 모터사이클의 고속도로 진입을 왜 허용할까? 또한 자동차들은 모터사이클의 방해를 받으며 어떻게 고속 질주할 수 있을까? 우문이다.

자동차 운전자가 모터사이클을 방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 상대를 인정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 현답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자동차문화가 선진국에 비해 짧다. ‘자동차우선’이라는 편협한 오해와 검증되지 않은 단견으로 모터사이클의 자동차전용도로 진입을 막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허용시 관리해야할 탈 것들이 많아지는 것에 대한 ‘귀차니즘’이 교통당국의 생각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유추해본다.

지금도 많은 라이더들이 자동차전용도로 진입을 제안한다. 요지부동이다. 시범운행을 통해 문제점과 개선책을 마련해보자.

‘쇄국적’ 교통법규가 모터사이클 산업의 낙후를 가져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세계5대자동차 생산국인 대한민국이 그에 걸 맞는 모터사이클 메이커를 가지고 있는지 반추해봐야 한다.

BMW나 혼다 같은 유수의 자동차메이커가 모터사이클도 생산한다는 사실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현대차나 기아자동차도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한다.

법의 존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안정성이다. 그렇지만 세상은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법도 그에 맞게 변할 수 있어야 한다. 경부고속도로 최고속도를 110km로 올린 것도 이에 대한 반영이다.

첨단으로 무장한 탈것들이 도로를 활보하는 시대에 우마차 시대의 낡은 잣대는 마치 양복 잘 차려입고 고무신 신는 촌스러움이 묻어난다.


박민규 기자 park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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